유재성 스포츠중계 위스콘신대 그린베이캠퍼스 교수​11월은 미국에서 대학 풋볼과 NFL(National Football League)이 시즌 막바지에 돌입하고, NBA(National Basketball Association)가 개막하며, MLS(Major League Soccer) 플레이오프까지 겹치는 등 주요 스포츠 일정이 정점을 향하는 시기다. 이러한 상황과 맞물려, 최근 미국 스포츠 미디어 산업 전반에는 인공지능(AI) 기술 도입이 본격화되며 중계 방식에도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NBC스포츠(NBC Sports), ESPN, 폭스스포츠(Fox Sports) 등 주요 방송사는 AI를 활용해 제작 효율을 높이고 개인맞춤형 콘텐츠를 강화하며, 시청 경험을 정교하게 설계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전환하고 있다. 특히 전통적으로 인력 의존도가 높았던 스포츠 중계 제작 과정에서 AI는 자동 해설, 하이라이트 추출, 실시간 그래픽 생성, 맞춤형 피드 추천 등을 수행하며 제작 구조 자체를 재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전설의 목소리’가 돌아왔다, AI가 바꾼 스포츠 해설의 현장 NBC스포츠는 AI 음성 기술 분야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는 전설적인 스포츠 해설자 알 마이클스(Al Michaels)의 목소리를 AI로 재현해 개인맞춤형 올림픽 하이라이트 패키지 ‘당신의 일일 올림픽 요약(Your Daily Olympic Recap on Peacock)’을 제작했다. 이 시스템은 5,000시간의 실시간 중계 영상에서 700만 가지 조합의 개인맞춤형 요약본을 생성할 수 있어, 각 시청자의 선호도에 맞춘 콘텐츠를 제공했다.1)​더 나아가 NBC스포츠는 스포츠중계 2017년 사망한 전설적인 해설자 짐 파간(Jim Fagan)의 목소리를 AI로 복원해 NBA 중계와 프로모션 콘텐츠에 활용하고 있다.2) 파간은 1990~2002년까지 NBC스포츠의 NBA 중계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해설자였는데, 이를 첨단 AI 기술로 재현함으로써 노스탤지어와 현재의 기술혁신을 결합한 새로운 방송 경험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단순한 음성 합성을 넘어, 방송사가 보유한 해설자 음성이나 레전드 콘텐츠 같은 브랜드 자산을 AI를 통해 재활성화·재콘텐츠화 하는 전략적 흐름을 보여준다. ESPN은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머신러닝 기반 AI 해설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이를 ‘당신을 위한 스포츠센터(SportsCenter for You)’라는 맞춤형 콘텐츠 서비스로 확장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경기 중 핵심 플레이와 득점 순간을 자동으로 감지해 실시간 요약과 하이라이트를 생성하고, 사용자의 시청 성향, 선호 팀, 시청 중단 지점, 검색 패턴 등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해 개인별로 다른 하이라이트 피드와 코멘터리를 자동 편성한다. 특히 이 서비스는 AI 기술에 ESPN 스토리텔러들의 톤과 스타일을 결합해, 해나 스톰(Hannah Storm), 개리 스트리에브스키(Gary Striewski,) 크리스틴 윌리엄슨(Christine Williamson) 등 실제 앵커들의 음성을 기반으로 한 AI 해설을 제공함으로써, 기술 기반 자동화와 ESPN 고유의 방송 정체성을 결합한 개인화된 스포츠센터 경험을 구현하고 있다.3)​ESPN의 AI 활용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스포츠 커버리지의 범위를 획기적으로 확장했다는 스포츠중계 점이다. 과거에는 인력과 자원 문제로 다루기 어려웠던 여자축구(NWSL, National Women’s Soccer League)나 라크로스(PLL, Premier Lacrosse League)처럼 대중적 관심은 낮지만 충성도 높은 팬층이 존재하는 비주류 종목에 대해서도 ESPN은 AI가 자동 생성한 경기 요약 콘텐츠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 시스템은 경기 데이터와 하이라이트 클립을 분석해 AI가 1차 초안 형태의 요약을 생성하고, 이후 편집자가 이를 검수·게시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며, 이를 통해 적은 인력으로도 다양한 종목을 안정적으로 다루면서 콘텐츠의 완성도 역시 유지하는 제작 구조를 구현하고 있다.4) 테니스에서 골프까지 종목별 특화 AI 시스템 구현돼 US 오픈은 왓슨엑스(Watsonx) 플랫폼을 활용해 경기 하이라이트 영상에 AI 음성 해설과 자막을 자동 삽입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경기의 모든 장면을 동일하게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득점 전환, 긴 랠리, 흐름이 바뀌는 순간과 같은 의미 있는 지점을 자동 인식한 뒤, 실황 중계 구성을 모방한 내레이션을 생성한다.5) 즉, 단순 요약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무슨 일이 벌어졌는가”를 현장 중계 톤으로 전달하는 AI 해설을 클립에 덧입히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IBM은 이 시스템이 경기 통계, 선수 기록, 실시간 메타데이터를 통합 입력값으로 활용해 학습했다고 설명한다.6) 2025년 US 오픈에서는 이러한 기술에서 한 단계 나아가, 생중계 데이터를 기반으로 스포츠중계 경기 장면을 3D 애니메이션으로 재현하고 여기에 AI 해설을 결합하는 시각화 시스템이 도입됐다. 실제 영상이 아니라, 데이터 기반으로 생성된 아바타 형태의 ‘디지털 매치 버전’이 자동 생성되며, AI 챗봇 해설자가 등장해 감탄사와 분석 코멘트까지 포함된 해설을 제공한다.7) IBM과 미국테니스협회(USTA)는 AI 음성 해설과 실시간 경기 요약 자동화를 결합한 디지털 서비스 모델을 구축 중이며, 이는 US 오픈의 디지털 운영 방식이 ‘AI가 먼저 콘텐츠를 생성하고 인간이 그 결과를 검수하는 체계’로 전환되고 있음을 시사한다.8)​2023~2024년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IBM은 모든 참가 선수의 모든 샷을 자동 기록하고, 이를 기반으로 2만 개 이상의 클립을 생성하며 AI 해설을 자동 결합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과거에는 주요 선수 위주로 편집된 중계만 제공됐으나, 이 시스템은 AI가 모든 플레이 데이터를 분할해 클립별로 식별 정보를 부여함으로써, 팬들이 특정 선수를 선택해 그가 친 모든 샷을 빠짐없이 시청할 수 있는 방식으로 경험 구조를 전환했다.9) 이러한 흐름은 2025년 마스터스에서도 지속적으로 확장됐다. IBM은 2025년 대회에서 왓슨엑스 기반 ‘홀인사이트 2.0(Hole Insights 2.0)’ 시스템을 공개하며, 각 홀의 난이도 분석, 위치별 샷 성공 확률, 과거 선수별 패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시각화했다. 또한, AI 코멘터리(AI Commentary) 기능이 영어와 스페인어로 정식 적용돼, 각 샷마다 스포츠중계 AI가 자동 생성한 해설 음성이 클립과 함께 제공되도록 플랫폼이 재설계됐다.10) 이 시스템은 단순 하이라이트 요약 수준을 넘어 각 샷의 의도, 선택된 클럽, 전술적 의미까지 해설이 포함된 개인화형 중계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첨단 제작 기술로 게임처럼 즐기는 중계 폭스스포츠는 2025년 ‘스테이지B(Stage B)’로 명명된 확장현실(XR/AR) 기반 LED 버추얼 스튜디오를 도입하며, 스포츠 방송 제작에 활용되는 가상 제작 인프라를 본격적으로 확장했다. 새롭게 구축된 스튜디오는 대형 LED 패널로 구성된 가상 제작 공간을 기반으로 한다. 이 공간은 카메라의 이동과 위치를 실시간으로 인식하는 트래킹 시스템과, 3D 그래픽을 즉시 생성·합성할 수 있는 다수의 렌더 엔진이 함께 작동하도록 설계돼 있다. 이를 통해 실제 물리적 세트가 존재하지 않더라도, 방송 화면에서는 가상의 그래픽 요소가 현실 배경과 자연스럽게 결합된 확장현실 연출이 가능해진다.11) 이러한 기술은 슈퍼볼(Super Bowl) 및 폭스 NFL 킥오프(Fox NFL Kickoff) 중계에 적용돼, 스카이캠 시점에 증강현실 그래픽을 중첩해 필드 위에 실시간 스코어보드, 선수 비교 그래픽, 전략 오버레이 등을 시각화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이로써 폭스스포츠는 데이터+그래픽+AI 기반 자동 편집 시스템을 결합한 인터랙티브 중계 모델을 구축하게 됐으며, 시청자는 전통적인 중계 화면이 아닌 게임 엔진형 중계 시각 경험을 얻게 됐다.12) 스포츠중계 AI 기반 자동 스포츠 중계 기업인 픽셀롯(Pixellot)은 19개 종목의 스포츠 경기를 대상으로 촬영부터 실시간 스트리밍, 광고 삽입, 경기 종료 후 자동 하이라이트 편집까지 전 과정을 자동화하는 AI 기반 올인원 중계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고정형 또는 휴대형 멀티 카메라 유닛을 통해 파노라마 영상을 생성하고, AI 알고리즘이 경기 흐름을 자동으로 추적하며 줌인·아웃과 패닝(피사체를 따라 움직임)을 수행해 전문 카메라 감독이 촬영한 것과 같은 품질의 영상을 제작한다. 이 기술은 특히 미국의 중소 규모 대학 스포츠, 유소년 및 지역 리그처럼 방송 인력과 예산이 제한된 환경에서 활용 가치가 높다. 픽셀롯은 NFHS 네트워크(NFHS Network)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미국에서만 연간 100만 경기 이상을 자동 중계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13) ESPN 애플리케이션 인터페이스 소개. 이 앱에서는 ‘당신을 위한 스포츠센터’, ‘버츠(Verts)’, ‘캐치업투라이브’ 기능이 제공된다. ​ ‘당신을 위한 경기’ AI가 설계한 맞춤형 중계 ESPN은 2025년 새롭게 개편된 ESPN 어플리케이션과 DTC(Direct-to-Consumer) 플랫폼을 통해 AI 기반 개인화 콘텐츠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특히 ESPN 버츠(ESPN Verts) 기능은 틱톡, 인스타그램 릴스 등 숏폼 플랫폼의 소비 패턴에 맞춰 설계된 기능으로, 시청자의 관심 팀, 검색 기록, 하이라이트 클릭 패턴 등의 데이터를 분석해 자동 스포츠중계 생성된 세로형 숏폼 영상을 개별 사용자 피드 형식으로 제공한다. 또한 캐치업투라이브(Catch Up To Live) 기능은 실시간 경기 중간에 시청자가 유입됐을 때, AI가 중요한 장면만을 선별해 빠르게 재생하는 미니 하이라이트 패키지를 즉시 구성해 사용자가 경기의 맥락을 놓치지 않고 곧바로 생중계 흐름에 합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14) 앞서 언급된 ‘당신을 위한 스포츠센터’와 더불어, ESPN은 AI가 각 사용자별로 최적화된 하이라이트 피드, 알림, 코멘터리 스타일을 조합해 동일한 경기라도 사용자마다 다른 방식으로 소비되는 개인화된 시청 경험 구조를 제공한다. AI-Media의 LEXI 자동 자막 시스템은 스포츠 중계의 접근성 향상과 비용 절감에 기여하고 있다. 2021년에 이미 LEXI는 2,500시간 이상의 중계에 적용되며 98.5%의 정확도를 기록했고, 미국 프로농구(NBA) 팀인 포틀랜드트레일블레이저스(Portland Trail Blazers)는 LEXI 시스템을 도입해 자막 제작 비용을 절감한 사례로 언급된다. 2025년부터 AI-Media는 ‘LEXI 보이스(LEXI Voice)’라는 확장형 자막내레이션 시스템을 공식 도입하며 서비스 범위를 한층 확대했다. 이 시스템은 자동 자막 생성 기능뿐 아니라 실시간 음성 인식, 100개 이상 언어로의 다국어 번역, 화자 구분, 그리고 8~12초 수준의 초저지연 음성 출력을 지원한다.15) 이러한 기술적 확장은 스포츠 중계 분야에서 유용하게 적용될 수 있으며, 다국적 시청자들이 언어 장벽 없이 경기를 시청할 수 있도록 스포츠중계 돕는 글로벌 접근성 인프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다. AI가 확장한 스포츠 미디어의 지평 미국 스포츠 미디어에서의 AI 활용은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콘텐츠 제작과 소비 구조 자체를 재구성하는 전환점이 되고 있다. 음성 복원, 실시간 감정 인식, 자동 제작 시스템 등 다양한 AI 기술의 결합으로 중계 제작은 자동화되고, 시청 경험은 데이터 기반으로 정밀하게 설계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AI가 인간 제작진을 대체하기보다는 제작 효율을 높이고, 기존에 다루기 어려웠던 종목과 시청자층까지 서비스 범위를 확장하는 보조 인프라로 기능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소외 종목 커버리지, 접근성 개선, 다국적 시청자 맞춤 인터페이스 구축 등은 AI 도입 이전에는 비용과 인력의 제약으로 실현되기 어려웠던 영역이다. 향후 실시간 번역, 예측 분석, 대화형 인터페이스와 같은 기술이 본격적으로 적용되면, 스포츠 미디어는 정형화된 중계 모델에서 벗어나, 사용자 맥락에 따라 유동적으로 구성되는 경험 중심 플랫폼으로 진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문과방송》의 다른 기사도 만나보세요